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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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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꽃바람 작성일19-01-31 10:58 조회1,0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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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그렇게 되어지는 것

 

저절로 그렇게 되어지는 것입니다

저 산이 다 타고남은 헐벗은 몸으로도

새로운 생명의 소리로 갑자기 부산해지듯이

 

그대여, 내가 이같이 그대를 오매불망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것은

하고자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년의 산허리를 거대하게 휘감던 집착의 칡넝쿨

보라빛 칡꽃 뚜욱 뚝 떨어져간 자리마다

꺽어진 줄기는 다시 검은 흙 속에 묻히어

이 곳에서 보지 못하던 새 싹을 틔우고

벼락 맞아 불 탄 나무등걸에도

새 살이 돋는 기적의 새벽입니다

 

보름내 불이 활활 타오르던 저 산,

민둥산이 될 뻔한 저 산도, 이제

타고남은 재가 기름이 되어 비옥해진 흙 속에

새 생명을 기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냥 그렇게 목숨처럼

서럽게 지켜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나운 비바람에 꺾이지 않은 뿌리깊은 나무

고요로운 눈동자의 호수에 들어앉아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봅니다

 

저절로 그렇게 되어지는 것입니다

누가 나 더러 그렇게 되어지는 것의,

마음을 뿌리 뽑으라 한다면

나는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내가 이 밤에 느티나무 창가에 앉아

그대를 생각하는 것은

하고자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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